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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10.21 2010. 10. 21.

2010. 10. 21.

오래간만의 포스팅이다.
오늘은 아침 일찍부터 마음 속으로 결과가 기다려지는 일이 있었다.
응당 시험기간 중이라 시험에 대한 것이겠거니 생각할 수 있지만, 날 기다리게 하는 것은 쇼팽 콩쿨의 결과였다.
오늘 아침, 학교를 가는 버스 안에서 그 결과의 행방이 결정되고 있었다. 1등과 2등, 현실 세계에서 그 차이는 정말 어마어마한 것이 아니던가. 그리고 올해 쇼팽 콩쿨은 쇼팽 사후 200주년 기념으로 그 어떤 회차의 쇼팽콩쿨보다도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었으니 말이다. 결과는 다음과 같았다.
러시아의 율리아나 아브디바가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공동수상. 지금 현재 이 결과에 대해 우리나라의 클래식 음악 애호가들 사이에서도 이견이 많은 걸로 알고 있다. 파이널 무대에서 쇼팽의 피아노 협주곡 1번을 참가자들 중에서 가장 음악적 완성도가 높게 또 충실히 표현해낸 인골프 분더가 2위에 그쳤다는 것이 판정의 형평성 혹은 정당성에 대한 의심을 갖게 한 것이다. 더 재미있는 것은, 협주곡에 대한 베스트 퍼포먼스 상은 인골프 분더만에게 돌아갔다는 것인데, 이 경우 판정단들은 혹은 심판진들은 파이널 라운드를 가장 잘 연주한 사람이 인골프 분더만임을 인정한다는 거다. 그런데 2등. 게다가 1등인 아브디바는 파이널 무대에서 3악장은 안습이었는데 말이다. 거기다 독주곡에서는 마치 라흐마니노프의 곡인양 너무도 무거운 피아노 음을 내서 사실 해석도 너무 오바가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는데 말이다.
사실 1위를 공석으로 하는 것이 가장 올바르지 않았나 싶다. 2000년의 윤디리나 2005년의 라팔 블레하츠의 연주를 들어보면 음악을 만들어내는데, 올해의 참가자들 중에선 그 수준까지 도달한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다.
어쨋건 쇼팽 콩쿨은 끝이 났고, 내 시험은 하루가 남았다. 교양 두과목. 그로 인해설까, 오늘 오후에는 plan도 짜지 않고 그냥 놀았다. 시간 낭비라는 말이 딱 어울릴 정도로 어떤 생산적인(혹은 나름의 가치를 창출해낼 수 있는) 행동도 하지 않으면서 말이다.
이제 대학원에도 거의 공식적으로 진학한거나 다름없겠다. 그리고 다른 문제도 해결될 듯 한데, 잘 모르겠다. 뭐가 어떻게 되어가는 건지 말이다.
지금 내 귓가에는 마리아 칼라스의 음성이 돌고 있다. 지금으로부터 50년전의 실황 음원, 그리고 죽은지 200년 된 쇼팽. 크리스찬인 나로서는 이 세상에서 그분께서 원하시는 모습대로 점 하나 찍으면 그만이지만, 영원한 그분의 나라가 중요하지만, 내가 늘 말하고 생각하고 회상하고 듣는 앞서 간 이들의 이름을 생각하면 때로 나는 숨을 멈추게 된 이후 어떻게 기억이 될까 하고 궁금해진다. 혹 기억되는 존재 자체가 될 수 없는 건 아닐까. 그러다 나의 실존에 생각이 미치면 누가 날 기억한든 못하든 그게 뭐 그리 대수인가, 내가 지금 이 순간 그분의 자녀로서 그분의 인도하심을 받으며 지금 이 순간 실재하고 변하고 생각하며 창조적 행위를 해 나가고 있다는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닌가에 생각이 다다른다. 그런 생각을 하면 절대 저속한 행동이나 생각은 해도 않되고 할 수도 없는 건데, 사륵스를 가진 인간이라는 나의 존재 자체가 때론 날 잊어버리는 그래서 후회라는 갑정으로 다가가는 어두운 길로 가는가보다.

여기다가 음악 올리는 것도 불법인건가ㅡㅡ;;

내가 가진 cd에서 추출한 음원을 다수와 듣는데 그게 문제가 되는 참 거시기한 현실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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