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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12.14 2010. 12. 14.

2010. 12. 14.

 오늘은 학교도 가지 않고 집에서 시험공부를 했다.
 오후엔 잠깐 집밖으로 나가서 머리를 자르고, 집에 돌아온 지금 이 시간.
 그저 뭔가 써야 할 것만 같은 마음의 동요에 따라 랩탑의 키보드를 두드린다.

 기말 고사가 끝나고 휴식이 아닌 인수인계.
 인수인계가 끝나도 별 거 plan이 없는 나로서는, 작은 지향점을 세우고 집중하지 못하는 시간의 연속이다.
 일종의 자포자기하는 심정이랄까. 대학 마지막 학기, 대학원으로 가기 전의 시간.
 고등학교의 마지막도 그렇게 여행 한 번 없이 보냈건만, 대학의 마지막도 그럴 듯 싶은 불안감이 엄습해오고, 이건 마치 숨을 멈추는 순간 까지 계속될 듯한 휘몰아침이랄까.
 
 누군가가 보면 그게 what a big deal이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막상 if the person could be on my position, 그 생각은 자연히 바뀌지 않을까도 싶다.

 내일 모레에 생화학을 시험보고, 그다음날은 일과 쉼, 토요일엔 양자화학. 주일엔 랩실 사람들끼리 회식. 월요일엔 형들 환송회 겸 저녁식사. 그리고 언제 끝날지 모르는 인수인계. 그 다음은 텅 비어버린 스케줄...

 가혹한 흐름 안에서 기를 쓰고 일어날 마음이 전혀 생기지 않은 이유는 뭐?

 왠지 에릭 사티의 음악에 공감하는 심리상태는 또 어떤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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