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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12. 02.

현재 시간 오후 11시 18분.

조금 피곤한 저녁이지만,  컴퓨터 앞에 홀로 앉아 "당신의 밤과 음악"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흘러나오는 바이올린 소리를 들으며 지나온 시간과 기록되지 않았던 잊혀질 듯한 과거를 살짝 회상해 본다.

짧다면 짧은 시간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다.

직장을 들어오고 나라에 정식으로 세금을 내고 결혼을 하고 와이프의 배속에는 나의 유전정보를 절반 받아 생긴 아이가 자라고 있고 몇일 있으면 2013년이 끝난다.

앞으로를 막연히 생각한다면 늘 알 수 없는 불안감에 휩싸일 수 밖에 없는 것이 인간의 너무도 명백한 한계가 아닌가 싶다. 그래서 늘 바보가 아닌 이상 인간은 만족을 추구하며 만족을 못 느끼며 늘 목마른 상태로 지쳐가는 게 아닌가 싶다. 하지만 나에게 허락된 많은 것들을 생각해보고 나에게 그 모든 것들을 허락하신 이의 긍휼을 생각한다면 그저 그앞에 조용해질 뿐이다. 주일 오후 성경공부 때 들은 것처럼 내 생각에 난 아직도 길가의 밭이다. 돌이 많은 밭 수준도 되지 못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렇지 않기 위해 때때로 노력한다. 그것에 그럴 수 있음에 감사한다.

 

지지난 주말에 우리 연구소내 타 팀의 차장님 한 분이 갑작스레 쓰러지셨다고 한다. 5살 먹은 어린 딸과 부인이 있는 단란한 한 가장의 가장인 이 분이 쓰러지셔서 뇌사 상태가 된 후 결국 돌아가셨다. LG화학 기술연구원 OO팀의 차장이자 누구의 아버지이자 남편이었고 아들이었던 한 사람이 인식의 속도보다 빨리 이 세상에서 사라진 존재가 되었다. 누구든지 겪을 수 있는 일이라는 것, 나도 어느 순간 익숙하게 숨쉬고 눈뜨지 못한다는 것, 나는 아니 나를 포함해서 어느 누구도 제대로 인식하기 힘든 순간에 일어나는 변화. 그 폭은 다이나믹하다. 그 폭 앞에 비관적 혹은 염세적으로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난 하나님의 자녀라 말하는 사람이니 실상은 인식을 할 필요도 없지 않은가. 그저 뚜벅이처럼 앞으로 뚜벅 뚜벅 나아갈 뿐인 게다.

 

아주 아주 조금만 높은 차원에서 내 모습 내 환경 내 주위 일들을 둘러봐도 숨이 너무 잘 쉬어지고 입가에 미소가 생긴다. 감사한 일이다. 오늘도 슬며시 미소지으며 마감하는 하루이다.

 

"천지의 대주재이시며 모든 만물을 당신의 영광을 위하여 창조하시고 홀로 영광받으시는 주여,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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